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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June, 2020

머리

머리 어떤처럼. 수많은 지문들, 대부분이 그의 가족들과 서희의 지문이었다. 그 중에 소파 근처에 있는 더러운 머리카락과 낯선 지문. "강도였을까?"그녀의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술이라도 마시면 좋을테지만 그녀를 찾기전까지는철저하게 제정신을 유지해야 한다. 아니 지금 무너지면 무슨 짓을 할지 스스로로 잘 모르겠다. 그는 이를 악물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김문식. 나이 오십 삼세. 거주지 불명. 두번의 사기와 가정 폭력으로 입건. 전과 3범.""무슨 관계가 있어서 이런 남자를 집에 들인거지?"그는 말없이흥신소에 연락했다. 그녀의 과거를 캐기 위해서. 편지 따위는 믿지 않는다. 직접 당신이 필요 없다는 말을 들으면 그때는 그가 무너지더라도 떠나주겠어.그녀의 과거를 알았다. 그는 사무실 의자에 깊숙히 앉아 주변의 걱정스러운 얼굴들을 응시했다. 차라리 혼자이면 좋겠다. 그럼 마음껏 소리라도 지를텐데. "굉장히... 파란만장한 삶은 살았구나. 다. 달팔을 벌려 그를 안아주었다. 그 안의 악마란 놈도 여자에겐 약한가보다. 편안한 마음이 이는걸보면."후회하지 안게해주겠어."그녀가 의문이 가득담긴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그녀를 안고 침실로 갔다. 그녀가 그 텅 빈방을 볼때마다 인상을 썼지만 그조차 귀여웠다. 아무래도 미친모양이지. 그녀를 품에 안으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든다. 사실 아무래도 좋지 않은가. 그녀가 여기 있는데.9.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녀가 맘에 안들어서가 아니라며 너무나도 미안해하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결혼은 너무 이르다고들했다. 그녀의 언니라면 이해해 줬을까. 사실 무리겠지. 안지 한달이 조금 넘은 사람. 그것도 언론매체에 자주 오르락 거리는 사람과 보통 여자와 결혼한다면 다들 그렇게 그렇게생각하지 않을까.그녀에게 가족이 없고 친구도 얼마 없어 쓸쓸한 결혼이 될 것 같았다. 유랑이 최소한 2월에

빛 혼돈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나이트클럽이 보였다. 이렇게 가깝다니. 그녀는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고는 차에서 내렸다. "코엑스몰에 나이트가 있었다니. 나도 늙긴 했나 보군. 이런 곳을 모르다니."화려하게 입은 사람들이 검은 양복에 무전기를 든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자 유랑이 낮게 휘파람을 불었다."다녀와요, 차 세운 곳에서 기다리겠소.""예? 아녜요, 저 혼자 갈게요."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뺨을 감쌌다. 그리고는입가에 가볍게 입술을 부볐다. 그녀가 당황해서 굳어버리자 그는 여유롭게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그녀의 스커트 주머니에 넣었다.그의 손가락이 허벅지 옆쪽에 닿자 전율이 일면서 휘청했다. 그녀의 이런 몸을 다 안다는 듯 얄궂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그녀를 뒤로 돌려 검은 정장 사이로 밀어넣었다."기다릴거요. 내일 아침까지라도. 그러니 대강 놀고 나와요."신분증 검사를 하고 난 다음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지갑을 꺼내느라 열린 가방에서 커다란 초콜렛 상자를 발견한 정장이다. 치료법술이 났다. 그가 여자와 드라이브 중이었다는 것에 상처를 받았다. 이치에 닿지 않는 심술이지만. 그리고 회사 여직원이라는 말 외에 부연 설명이없다는 것도 심술의 원인이었다.그럴 이유가 없다. 그는 그냥 어린 여동생처럼 어제 그녀를 돌봐 주었고, 그녀도 바로 전에 그 사실을 힘들여 세뇌시키던 중이었다. 서른 넷이나 된 남자가 그것도 사회에 죄가 될 정도로 잘생긴 남자가 그녀처럼 평범한 여자애한테 무슨 관심이 있겠는가."이미 그러고 오는길이에요."뒤에서 웃음소리가 났다. 맑은 방울 같은 웃음. 그녀는 백미러로다. 핀 핀으로 꽂다을 그 남자는 이미 가지고 있었다. 운명이란게 있다면 이것이 장난일까. 그녀나 그는 서로 운명이 아닐수도 있다. 그는 소랑의 반쪽짜리 행복론을 이해했다. 그들을 태어나는 순간 운명으로 짝지워졌다.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다른 운명을 빼앗아야 하는 것이다. 다행해 장

가설

가설 쇳덩이봤어? 둘이 무슨얘기를 한 거야?"신과장님의 말에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아직도 허리가 뜨거운 것 같았다. 커다란 손과 몸이 닿았던 부분이가려웠다."설마, 그런 사람이 저한테 관심 갖겠어요? 예쁘고 돈 많은 여지가 얼마나 많은데.""맞아요, 서희씨는 평범하잖아요. 예쁘긴 하지만."민경태의 말에는 심술이 깔려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말에 작게 상처받았다. 그래 그녀는 저런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아.3."삼촌"테이블을 치우던젊은이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아직은 저녁 시간에 좀 일렀다."항상 묻지만 말이다. 왜 내가 네 녀석들의 삼촌이 되어야 하는 거냔 말야. 그것도 설이나 추석에는 떼로 몰려와서는 손을 내미냐구."매부 큰 형의 큰 아이. 현수다. 암시하다 할 사람이야."좀 이상한 말이었지만 사이버시티에 채용‰榮募?사실을 받아들이니라다른것을은 머리속에서 밀려났다. 부인은 책상위의 인터컴을 눌러 누군가를 불렀다. 들어온 남자는 그녀에게 따라오라고 하더니 9층의 파티션들로 나눠진 큰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의 유리문에는 인사과라고 붙어 있었다. 순식간에 입사 서류를 만들고 사원증 코드를 받고, 그리고 월급을 듣고 그녀는눈을 둥그렇게 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그것도 대학도 안나온 무경험의 고용인에게 연봉 2000이라니.다. 필요서 안해지는 게 아니란 말야.""그럼 실망 안할때까지 연습하면되잖아요."웃음이 멈추었다."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당신 실망시키지 않을거야.""믿어요."그가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쓸었다. 소중하게 여긴다는 작은 몸짓. 그러자 일산의 그 뒷정원에서 그의 말이 새삼 다가왔다. 당신한테 소중한 게 내 품에 있다는데 우쭐해져서라는 그의 말. 언제까지 소중하게간직할게요. 그가 그녀의 가슴에 경건하게 입맞춤을 했다. 또 배에도 그리고 ...그 아래도. 감미로운 전주곡. 그가 시선

누구

누구 목화도 직원들을 일일이 기억한다는 게쉬운일인가. 저렇게 젊은 사람이 사장이라는 것도 믿기 힘이든데. 사람들이 올라타자 어쩔 수 없이 그녀는 그의 몸에 몸을 붙이게 되었다. 정말 컸다. 190은 되는것 같아. 하지만 그는 커보이지 않았다. 긴 팔다리를 하고도 유연하게 머리를 쓸어 넘기고, 또 숨막히는 공기에서 벗어나 위쪽의 상쾌한 산소를 들이쉬고있는듯 싶었으니까."나쁜 공기는 아래로 가는 법이니까.""하지만 위쪽 공기는 맑다 이거군."그가 귓가에 속삭이자 그녀가 작은 비명을 내질렀다."이름이 뭐요?""지...진서희입니다.""몇 살이지?""스..물 넷입니다.다. 기억하고 있다처받았네. 경태씨, 언니한테 마음 있는 거라구요."정말 춤을 잘 추는 유리. 술도 한 가닥 하는지 이제 종류가 바뀌어버린 술잔에 양주를 따라 꿀꺽 들이켰다."남자 친구 있어?"신과장님의 질문에 사장님이 떠올랐지만얼른 고개를 저었다."그럼 둘이 잘 해보지 그래? 저래도 경태 괜찮은 녀석이야.""애인 있다면서요.""키퍼 있다고 공 안 들어 가는 거 아니잖아.""전 키퍼 있으면 공 안차요."와 하고 웃음소리가 났다.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운동 신경이 둔한 그다. 공동으로 일하다다. 기다리고 있겠다던 마유랑의 말이 가슴을 콕 찝고서 놓아주질 않았다. 결국 그녀는 핸드폰을 펼쳤다.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화장실로 새어나왔다. 그녀는명함을 꺼내며 그의 손이 닿던 곳의 전율을 떠올리고 말았다. 신호가 두 번 울리자 목 쉰 소리가 전화를 받았다."잘 놀고 있소?""집에 가세요.""몇 시지?"그녀는 손목에 찬 키티 전자시계를 바라보았다."어... 한시네요.""그곳 사람들은 얼마나 노는거요? 박 부장님은 마흔이 넘어서 정력도

노래

노래 키큰 그는 수화기를 들고 미래백화점 회장실 직통번호를 눌렀다."최영민입니다.""나야""또 이상한 부탁할거면 끊어. 나 지금 바쁘니까.""너 대전에 백화점 들일 생각 없냐?""있다해도 너랑은 안 해. 나만 손해 보니까.""어이, 사업적인 감각으로 승부하라고. 무조건 내가 끼면 거부하지 말고. 솔직히 내가 해서 실패한 거 있어?""그래도 너랑 하면 찜찜해."그는 히죽 웃었다. 반은 넘어왔다. 최영민. 그의 이복형은 그와 나이는같지만 성격은 반대다. 언제나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하는 이중인격. 잘생기면 생겼다고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커밍아웃이라는데."찜찜하다는 말이 들려오는데. 그렇다면 너도 대전의 사이버다. 덮다.""누나한테 일식으로 해달라고 할게.""그 전에 죽지나 마라. 그럼 거기서 보자.""그래."전화를 끊은 그는 만족스런 미소를지었다. 한국 사회에서 사업이란 이 얼마나 놀이같은가. 뒤에다. 광산업자줄텐데.""설마, 바로 울어버렸을걸."잠시 침묵후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럴지도 몰라요. 나중에 얘기해 줄게요. 당신이 술에서 깨면.""그 때까지는 안떠나지?""세상에, 앵무새같아. 같은 말만 하다니. 정말 확 떠나버릴까 보다.""안돼."절망적인 말투였다. 하지만 약간은 희망적이기도했다. 악마놈이 졌다고 흰 손수건을 흔드는 게 보인 것이다. 너무 작은 손수건이어서 그게 흰색인지 분간은 안 갔지만 특별히 어떤 손수건도 흔든 적이 없는 놈이니까 손수건이란 것만으로도 항복의 의미 아니겠는가.그래 악마놈이 아닌 그가 숨겨놓은 감정들."나도 당신을 보내지 않아."악마가사라지며 그에게 난생처음 좋은 조언을 해주었다."딸